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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경합주서 인텔에 26조원 지원 발표...노림수는?

바이든, 경합주서 인텔에 26조원 지원 발표...노림수는?

"첨단 반도체 제조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반도체 산업을 변화시키고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오는 11월 대선에 재출마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경합주인 애리조나를 찾아 자국 반도체업체인 인텔에 역대 최대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되찾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경합지 표심까지 본격 공략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에서 인텔에 최대 85억달러(약 11조40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반도체지원법(CSA)에 따라 지원된 보조금 가운데 최대 규모다. 애리조나, 오하이오, 뉴멕시코, 오리건 등 4개 주에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한 인텔은 이러한 보조금 외에도 110억달러(약 14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최대 25% 세액공제 혜택도 받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역대 최대규모의 반도체 투자 중 하나"라면서 인텔의 투자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전국적으로 3만개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우리가 첨단 반도체를 발명했지만, 현재 생산량은 0%"라며 "이번 투자가 중요한 이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텔 사례처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끌어냄으로써 반도체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설명이다.그는 "2030년까지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역시 "오늘은 미국과 인텔이 반도체 제조 혁신의 위대한 다음 장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결정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재선 도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경합주인 애리조나에서 인텔 투자를 강조하고 대규모 지원 방침을 공개한 것은 자신의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민간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맞물린 정부 지원을 11월 대선용으로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애리조나는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1만표 정도의 차이로 승리한 핵심 경합주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내 전임자는 미국이 아닌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미래가 만들어지도록 했다"라면서 "내 전임자와 달리 나는 상황을 반전시키고 미국에 투자하도록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입법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CSA는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자국에 생산시설을 짓는 기업들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간 기업들로부터 620건 이상의 투자 의향서가 접수됐고, 현재까지 인텔을 포함해 BAE시스템즈,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4곳에 대한 지원 계획이 발표됐다.

인텔에 이어 조만간 삼성전자, TSMC에 대한 보조금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와 TSMC가 각각 60억달러(약 7조9600억원),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의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인텔 등 자국 기업 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한 해외 반도체 업체들에도 보조금을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최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로 거듭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SA 첫 지원대상인 BAE시스템즈 역시 영국 기업이다. 특히 CSA에 따라 지원받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10년간 중국 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중국 견제 메시지도 노골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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