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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바이오株…임상·기술 수출 호재 부각

돌아온 바이오株…임상·기술 수출 호재 부각

레고켐·에이비온…AACR 참가 기업 주목


좀처럼 힘을 못 쓰던 바이오주가 오랜만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텍과 제약사들의 임상시험과 빅파마 기술 이전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며 상승세를 탔다. 수치로도 드러난다. KRX300헬스케어지수는 올해 1월 3일 2888.61을 기록한 뒤 하락을 거듭했다. 올해 1월 24일에는 2533.72까지 내렸다. 그러나 2월 들어 2800선으로 돌아섰고, 3월 8일 기준 3000선을 돌파했다. 3월 13일 기준 3075.72다.

증권가도 바이오주 상승세에 주목한다. 특히 추가 상승을 기대할 만한 모멘텀이 남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오는 4월에는 암 분야 세계 3대 학회 중 하나인 미국암학회(AACR)가 열린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도 참가가 확정된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건들의 비임상 데이터 임상 초기 결과가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각종 기술 현황이 업데이트되는 만큼 추가적인 호재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머크와 독점 계약 ‘알테오젠’

우선심사 ‘유한양행’도 들썩

바이오주 랠리를 이끄는 건 단연 알테오젠이다. 코스닥을 대표하는 새 대장주로 올라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 한 달간(2월 13일~3월 12일) 약 120% 급등했다. 3월 6일 장중에는 HLB를 꺾고 시가총액 3위에 ‘반짝’ 자리하기도 했다. 바이오 상장지수펀드(ETF)도 알테오젠을 얼마나 담았느냐에 따라 상승폭이 천차만별이다. 국내 바이오 종목에 투자하는 시중 ETF는 총 5개다. 이 중 알테오젠을 18.01%(3월 13일 기준)로 가장 많이 담은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다. 해당 ETF는 지난 한 달간 27.4% 급등했다. 알테오젠을 담지 않은 바이오 ETF ‘TIGER 바이오TOP10’은 같은 기간 4.8% 증가에 그쳤다(p.14~15 CEO라운지 기사 참조).

유한양행도 바이오주 반등을 이끄는 대표 주자다. 1월 2일(종가 기준) 6만7800원이던 주가는 3월 13일 7만6000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어느덧 6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주가 급등 배경은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와 관련 있다. 이를 활용한 비소세포폐암 치료 병용 요법이 미국에서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월 23일 존슨앤드존슨(J&J)이 신청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 우선심사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이 J&J에 기술 이전한 렉라자 병용 요법의 허가 여부도 당초 10월에서 8월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경쟁 약물로 꼽히는 타그리소와 화학 병용 요법이 우선심사 지정 4개월 만에 승인된 점을 감안하면 올해 6~7월 확인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경우 연내 출시도 무리는 아니다. 올해 실적에 렉라자 관련 마일스톤이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됐던 시점보다 빠른 시일 내 미국 시장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승인, 4분기 출시를 예상하며 첫 환자 투약 관련 마일스톤 유입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유한양행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8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올렸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산 신약이 폐암 1차 치료제 미국 우선심사로 지정되는 첫 사례”라며 “출시 마일스톤 유입도 당겨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 호실적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4월 진행될 ‘AACR’ 수혜 기대감

지놈앤컴퍼니·루닛·레고켐 등 참가

시장 관심은 향후 바이오 섹터 추이에 쏠린다.

증권업계는 4월 예정된 미국암학회 등 추가 모멘텀이 남아 있다고 본다. AACR은 전 세계 약 120개국 5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적 암학회다. 매년 전 세계 의료 전문가와 주요 기업이 모여 기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협업을 모색하는 자리다. 기술 수출을 위한 네트워크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AACR처럼 큰 학회가 이어지기 전에는 바이오 섹터에 시장 관심이 쏠리며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AACR에 참가해 발표하는 국내 기업은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을 비롯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GC셀 ▲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온 ▲앱클론 ▲지놈앤컴퍼니 ▲티움바이오 ▲와이바이오로직스 ▲루닛 ▲프레스티지바이오 ▲애스톤사이언스 ▲신라젠 등이다.

김혜민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목해야 할 업체가 너무 많다”면서도 레고켐바이오와 에이비온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 기업이다. ADC는 한마디로 유도탄 방식의 약물 전달 기술이다. 암세포를 찾으려는 ‘항체(Antibody)’에 특정 암세포 항원 단백질을 공격하는 ‘저분자 세포독성약물(Cytotoxic Drug)’을 ‘화학적 결합(Conjugation)’시킨 구조다.

레고켐은 ADC 전임상 결과를 AACR에서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이미 초록은 발표됐다. 레고켐은 3월 5일 ADC 후보물질의 전임상 결과를 담은 초록 3개를 AACR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이 중 눈에 띄는 건 CD20×CD22 표적 이중항체 ADC ‘LCB36’의 초록이다. 지금껏 개발된 사례가 없는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약물)’ 후보물질이다. LCB36은 B세포 혈액암의 표적 단백질인 CD20과 CD22를 타깃으로 하는 ADC다. 레고켐은 초록에서 “기존 CD20 또는 CD22 단일 타깃 ADC 대비 우수한 효과를 냈다. 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독성 시험에서 준수한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항암 표적치료제 개발 에이비온은 ABN202의 기술 3종의 연구 초록을 공개했다. ADC와는 다소 결이 다른 항체-사이토카인 융합 단백질(ACFP) 기반 기술이다. 독립 리서치 IV리서치는 ACFP를 두고 “항체에 독성 물질(Toxin) 대신 인터페론베타(Interferon-β) 변이체를 결합시켜 항암 효과를 강화하는 플랫폼 기술”이라며 “기존 ADC 대비 안전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고형암을 타깃으로 활용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IV리서치는 에이비온 초록 공개 이후 리포트를 내고 “AACR 발표를 통해 ACFP 플랫폼 기반의 ABN202가 ADC 한계를 극복하는 신규 치료 전략으로 효과를 입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전임상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중항체는 한 개의 항원을 인식하는 단일항체와 달리 두 개의 항원을 인식하는 항체다. 이중항체에 기반을 둔 항암제는 면역 세포와 암세포에 동시 작용할 수 있다. 면역 세포를 강화하는 동시에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장민환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업체 중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와 유한양행이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전임상 포스터를 발표한다”면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신규 파이프라인 2건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고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 이뮨온시아와 각각 공동 개발 중인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포스터 발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1호 (2024.03.20~2024.03.26일자) 기사입니다]

칭찬하다(3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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